외교부

2024년 7월 체코의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에서 팀코리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발되었습니다. 이번에 수출하는 APR1000(APR1400의 변형)의 수명은 60년이며, 건설 기간부터 수명 연장까지 감안하면 원전 분야에서 체코와의 교류는 100년 가까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때 원전 외 분아로 교류를 확대한다면 체코와의 유대관계를 심화하고 국익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내에 새로운 문화를 소개하여 널리 알리거나 기술 협력을 통해 개발의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한국의 문화와 기술을 체코에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문화와 기술은 공공외교의 핵심이 되는 소프트 파워 자원입니다. 소프트 파워란, 쉽게 말하면 상대의 동의와 설득을 끌어오는 연성 권력입니다. 상대국 국민에게 영향을 끼쳐서 국가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주변 4강에 밀려 하드 파워를 내세우기 어려우므로 더욱 소프트 파워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한국의 소프트 파워 자원은 흔히 생각하는 K-POP, 드라마·영화부터 문학, 원자력, 반도체까지 다양합니다.

체코는 상당한 소프트 파워 잠재력을 갖춘 국가입니다. 매년 5월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가 개최되어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옵니다. 축제 기간 동안 개최되는 콩쿠르에서는 한국인이 세 번 수상한 실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피아니스트가 축제에서 연 리사이틀은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이렇듯 체코는 음악 분야에서의 소프트 파워가 막강하며 한국인 연주자를 통한 한국과의 교류의 여지도 열려 있습니다. 이 외에도 체코 문학을 소개하는 특별전이 한국에서 열리기도 했고, 체코 그림책 전시회도 있었습니다. 한국의 문학과 한국의 문화·역사 역시 노벨문학상, 톨스토이 해외문학상 수상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림책 산업도 출판업계 수출분야 1위를 차지하고 안데르센상 등 수상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이 열려서 50개가 넘는 해외 출판사와 11명의 해외 작가가 참석했습니다. 이렇듯 체코와 한국은 음악·문학 부분에서 교류할 자원이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문화교류 확대는 어렵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최근 한국에서 유행한 꿀케이크 말렌카는 체코의 전통 음식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체코에 약과 등 한국의 전통 음식을 소개하여 문화교류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체코의 현대미술가와 한국의 현대미술가가 협업 전시회를 열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화교류는 결국 양국 국민에게 각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확산하고 관련 기업의 매출이나 관광객 증가로 국익이 될 수 있습니다. 더하여 학생들에게는 음악, 책, 음식 등 친숙한 분야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해봄이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경험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